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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CONCERT/REVIEW

REVIEW | 2021 서울시향 프로코피예프와 드보르자크

 

 

- Program -

코플런드 , ‘애팔래치아의 봄’

Copland, Appalachian Spring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5번

Prokofiev, Piano Concerto No. 5 in G major, Op. 55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7번

Dvořák, Symphony No. 7, Op. 70

 

 

 

 

 

에런 코플런드 | 애팔래치아의 봄

영화 Far and Away가 생각나는 애팔래치아의 봄. 석양을 바라보며 열심히 살아온 날들을 되새기는 노부부의 뒷모습을 절로 떠올리게 한다. 곡이 진행될 수록 모든 것을 함께 시작한 젊은 부부은 나이들어간다. 새벽의 일출로 시작한 음악은 조용히, 변함없이 저문다.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 피아노 협주곡 제 5번

프로코피예프의 머릿속을 신나게 뛰어다니는 것처럼 피아니스트 신창용의 손가락은 쉴새없이, 하지만 정확하게 그의 마음을 읽어냈다. 우악스럽다가도 한없이 부드러운 진행이 이어졌다. 지휘자 이얼은 프로코피예프 머릿속의 지도를 가진 듯 예리하고 오차없이 거대한 오케스트라와 피아노를 지름길로 통솔한다. 4악장에서 오케스트라의 음략은 극에 달하고 시공간을 뛰어넘어 우주로 간다. 거대한 음량의 오케스트라 속에서 또렷이 들리는 피아노는 드뷔시에서 거슈윈까지 넘나들다 현란한 춤을 추며 마무리한다.

안토닌 드보르자크 | 교향곡 제 7번

말이 필요없다. 잘 짜여진 만피스 퍼즐처럼 모든 악장은 정확하고, 환상적인 타이밍을 가지고 있었다. 음악에 집중하다보니 시간이 사라져버렸다. 브람스의 헤미올라가 등장할때마다 둘의 끈끈한 우정을 확인하면서도 이를 아름답게 녹여낸 드보르작의 재치가 돋보였다. 모든 허사를 빼고 악보에만 집중한 지휘, 모든 순간에 지름길을 알고있는 듯 했던 지휘자 이얼의 해석은 곡을 보다 빛나게 만들었다고 느끼기에 충분했다. 곡이 끝나자마자 한번 더 듣고 싶어졌다.

(매번 가장 좋아하는 무대를 갱신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서울시향에게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