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CONCERT

REVIEW | 2021 서울시향 임지영의 스코틀랜드 환상곡

삐-약 2023. 5. 22. 18:17

정말 감사하게도 서울시향 서포터즈 7기에 선발되었다!!!
첫 정기공연 관람은 3월 5일, 선발 결과가 나오던 2일로부터 불과 3일 후였다...

주변 지인 덕에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정말 좋아하게 된 이후로

프로그램에 부르흐가 있는지 꼭 찾아보게 되었는데... 이번 정기공연에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이 연주된다는 희소식!!

아무래도 첫 공연이고, 빠삭한 음악지식을 바탕으로 음악을 보다 열심히 듣고 싶은 마음이었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지식을 흡수할 수 있는, 무려 공연의 지휘자님이 설명하시는 온라인 콘미공을 후딱 들었다.

 

회원가입이 별도로 필요하진 않지만, 가입하면 구독 알림을 통해 업로드 소식을 알 수 있으니 가입을 추천드립니다!

 

서울시향 클래식 팟캐스트

♬ 서울시향 정기공연 해설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 ♬ 가볍게 들을 수 있는 클래식 소개 <클래식 알려주는 남자>

www.podbbang.com

 

 

 

첫 포스팅인 만큼, 롯데콘서트홀로 가는 길부터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롯데 콘서트홀은 가는 방법이 여러가지인데, 그 중 가장 편리한 방법은

전철과 연결된 지하1층에서 바로 가는 방법이다.

전철과 연결된 통로에서 쭉 걸어오다 보면, 대놓고 써있는 롯데 콘서트 홀...!!

여기에서 엘레베이터를 탄다면 바로 콘서트홀로 갈 수 있다.

하지만 롯데월드 몰을 구경하다가 5층까지 올라와버렸다면...?

위 사진처럼 생긴 에스컬레이터를 탄다면 롯데콘서트홀로 이어지게 된다.

다른 방법이 있지만, 이 두 개가 가장 편리한 방법!

잘못하면 멋도모르고 엘레베이터 8층으로 가서

롯데시네마의 허허벌판을 마주하게 되니,

꼭 한번에 가는 방법으로 롯데콘서트홀을 가셨으면 좋겠다.

(약 10분을 헤맸다는 슬픈 이야기..)

 


롯데콘서트홀은 굉장히 멋있었다. 펜하 애청자분들이라면 아실텐데,

여기가 바로 저번주 펜트하우스에서 천서진이 노래했던 공연장이다.

 
 

 

티켓 수령 후 함께 받은 SPO 잡지를 둘러보며 막간을 이용한 막판 공부(?)를 했다.

날씨도 정말 좋았고,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찬 상태로 기다렸다.

지휘자님의 인터뷰와 공연과 관련된 정보는 물론, 이번 달 공연에 대한 정보와

재밌게 읽었던 '음악과 걷다' 등 콘텐츠가 가득했다.

잡지를 읽다보니 8시가 되어 설렘을 가득 안고 공연장에 들어갔다.

(두근두근두근두근)

 
 

 

《1부》 카를 마리아 폰 베버, <마탄의 사수> 서곡

Carl Maria von Weber, Der Freischutz, Op. 77: Overture

 

오페라 <마탄의 사수>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카를 마리아 폰 베버가 서른 다섯 살 때 발표한 이 오페라는 '독일 낭만 오페라의 효시'로 추앙되는 걸작이고,

그 중 이번에 연주된 서곡은 작품을 정말 잘 요약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독립된 곡으로도 자주 연주된다고 한다.

약 10분정도의 연주시간이었는데, 그 안에서도 기승전결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잘 짜여진 곡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혹시라도 음악을 듣는 와중에 느낀 감정과 생각을 잊을까봐,

수첩에 간단한 감상평... 이라고 하기 뭐한 그냥 간단한 감탄사 정도를 기록했다.

집에 와 음악을 들으며 다시 감상해보니 그때의 감동이 새록새록이었다.

지휘자님의 지휘법을 자세히 보았는데, 직관적인 몸짓이 가장 인상깊었다.

인터뷰에서 "서울시향은 지휘자에게 적극적으로 반응해 주는 오케스트라" 라고 하셨는데

손짓으로 묘사를 하시는 듯한 지휘 모습과 이를 즉각 반영하는 서울시향의 엄청난 실력이 마치 한 몸이 된 것 같았다.

 

 

 

《1부》 막스 브루흐, 스코틀랜드 환상곡

Max Bruch, Scottish Fantasy, Op. 46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님의 연주와 함께했다. (하늘거리는 옷이 너무 예쁘셨다..)

총 4악장으로 구성된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은 네개의 스코틀랜드 민요 선율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각 악장에서 사용된 민요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악장: 늙은 롭 모리스
2악장: 먼지투성이 방앗간 주인
3악장: 조니가 없어 나는 적적하다네
4악장: 우리 스코트인들은 월레스의 피를 흘린다

출처 : SPO 프로그램 노트

 

 

SPO의 '음악과 걷다' 페이지에서 스코틀랜드 환상곡에 대한 글에서
1악장에서 바이올린 솔로의 B플랫 음의 연주에 귀를 기울이며 듣는다는 단락이 있었다.

내가 느꼈던 B플랫은 여리고 아팠다. 다른 연주자들의 음은 도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는데,

임지영님의 B플랫은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고 있는 수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곡의 중반부에서는 하프의 선율이 더해졌다.
익숙한 멜로디와 함께한 하프는 없으면 안되는 포지션이었다.

2악장은 민요스러움과 바이올린 선율이 돋보였다.

특히 바이올린과 플릇의 화음이 어마어마했다.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서 플릇 연주를 했었던 아주 작은 경력때문에
목관을 주의깊게 듣는 편인데,
두 프로들의 합은 상상초월이었다. 귀에서 사이좋은 새 두 마리가 산들바람에 춤추는 것 같았다......

3악장은 웅장했다. 초원처럼 넓게 펼쳐진 현악의 반주에 솔로 스케르초가 뛰어놀았다. 이 때는 음악에 흠뻑 빠져 기록한게 없다.

4악장은 단단한 임지영님의 바이올린 솔로가 돋보였다. 소리가 정말 어떻게 저렇게 확신을 가졌을까, 라고 생각하며 들었다.

주제선율이 스코틀랜드의 애국적 전투가인 '우리 스코트인들은 월레스의 피를 흘린다' 라고 한다.

여기에서 월레스는 스코틀랜드의 독립영웅으로,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주인공이다. 영화를 얼마 전에 봐서 장면을 상상하며 들었다.

 

 

 

《2부》 펠릭스 멘델스존, 교향곡 1번

Felix Mendelssohn, Symphony No.1 in C minor, Op.11

 

(튜닝하는 소리는 언제나 설렌다.
여담으로 오케스트라 활동 때 오보에의 A음이 불기 힘들다는 걸 안 이후로는 같이 숨을 참게되었다는..)

멘델스존의 교향곡은 언제나 정돈된 느낌을 받았다, 워낙 완벽해서일까.

멘델스존은 괴테를 만난 1821년 일련의 신포니아(바로크 시대의 기악 합주곡) 를 쓰기 시작했는데,

1824년 열세 번째 신포니아를 완성하고 이 곡이 오늘날 교향곡 1번 C단조로 알려진 곡이라고 한다.

플룻과 클라리넷의 조합이 정말 아름다웠다. 플룻 주자님 너무 멋있어서 뚫리도록 쳐다보았다....

예전에 활동하던 오케스트라에서 그 유명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습했었는데, 그 때도 목관 멜로디가 참 좋았었다.

역시 멘델스존은 목관을 참 잘 쓰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3악장은 해리포터 속 다이애건 앨리같았다. 오묘한 멜로디가 재밌었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깃발이 휘날리는 듯한 위풍당당함까지 느껴졌다. 그리고 지휘자님의 직관적인 지휘까지,, 휘몰아치며 끝났다.

 


서울시향 서포터즈로 선발된 덕분에, 정말 멋진 경험을 하게 되었다. 역시 서울시향이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무대였다.

공연을 보며 든 생각은, 저렇게 많은 사람이 각기 다른 악기를 연주하면서도 완벽하게 마음을 모으는 일은 참 대단한 일이라는 것이다.

공연문화가 지금은 코로나로 주춤하고 있지만, 매체나 교육을 통해서 익숙해진 오케스트라라는 존재는 당연하게 여겨져왔다.

하지만 당연한것은 없고, 누군가에겐 1시간의 즐거움으로 지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1시간을 위한 10년도 존재한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든 건 오랜만에 접한 오프라인 공연이어서, 감회가 새로웠기 때문인 것 같다.

좋은 공연을 준비해주신 연주자, 관계자 분들의 노력이 빛났다.

더불어 서포터즈로 뽑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